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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책읽기[CEO가 추천하는 이 한권의 책] 무엇이 우리의 지갑을 열게 하는가 DNA 속에 감춰진 소비본능
    Books/자기계발서 2013. 10. 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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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포스코 신문

    http://www.posco.co.kr/homepage/docs/kor3/jsp/news/posco/s91fnews003v.jsp?menuCatId=0911&idx=263307&onPage=4&catidmiddle=0956


    소비본능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 /더난출판사 펴냄


    뷔페에 가면 왜 과식을 하게 될까. 왜 남성은 고급 자동차에 열광하고 여자는 명품 쇼핑에 미칠까. 왜 외할머니의 손자 사랑은 남다를까. 남성이 바람을 많이 피우는 이유는 뭔가. ‘지름신’(충동구매 욕구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은 대체 어디에서 튕겨 나오는 걸까. 머리일까, 마음일까.

     

    캐나다 컨커디어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인 개드 사드는 《소비 본능》에서 진화생물학을 토대로 이 같은 소비욕의 정체를 파헤친다. 그는 “우리의 소비 행동이 이성적인 판단보다 유전자를 타고 내려온 진화 본능에 따라 결정된다”며 ‘소비 본능’을 네 가지 분야로 나눠 설명한다.

     

     

     

    우리의 지갑은  어떻게 열릴까. 그것은 손이나 머리가 아닌 바로 DNA다. 기업들도 이러한 진화심리학을 기초로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 변하지 않고 이어지는 트렌드나 현상들은 바로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본능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소비본능은 양날의 검과 같다. 생태적으로 무절제한 소비 욕구가 있으며 동시에 관리인이 될 수 있는 타고난 역량을 갖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미래가 이 두 가지 본능적인 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렸다고 말한다.

     

     

    소비행동,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 행동

     

    첫째는 ‘생존’이다. 머리로는 건강에 좋지 않은 줄 알면서도 고칼로리 음식에 탐닉하는 게 수렵 채취 시절부터 영양분을 몸에 축적해놓으려던 생존 본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종이 직면하는 두 가지 핵심적인 생존 문제는 음식 채집과 포식자 회피이다. 소비 맥락에서 많은 현상들은 근래의 생존 문제들에 대한 적응적인 해결책의 표현이다. 고칼로리 식품에 대한 우리의 보편적인 선호는 칼로리가 부족하고 확보 여부가 불확실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적응의 결과이다.”

     

    우리가 몸에 좋지 않다는 햄버거나 지방이 가득한 베이컨, 고열당 탄산음료 등을 좋아하는 이유도 생존을 위한 적응전략의 일환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인류는 고지방 음식을 선호하도록 진화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생리적 선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을 생산하면서 소비자도 이를 더 적극적으로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뷔페에서 충분히 먹었는데도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건 ‘다양성 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맛이나 향이 같아도 색깔이나 형태가 늘어나면 누구나 더 먹는다는 것이다.

     

    실험을 통해 초콜릿 엠앤엠(M&M)의 색깔과 수를 늘리고 파스타 모양을 각기 다르게 하자 섭취량이 최대 77% 늘어나고, 잼 종류를 여섯 가지에서 스물네 가지로 늘리자 시식대 앞에 멈추는 고객이 20% 증가했다는 결과도 소개한다.

     

    소비자가 다양성 효과에 취약한 이유는 바로 인간이 ‘잡식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은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고 단일 음식에 있을지 모를 독소를 피해가기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먹으면서 생존해왔다는 얘기다.

     

     

    선택받기 위한 인간의 과시적 소비

     

    둘째는 ‘번식’이다. 남자들이 폼 나는 고급 승용차를 갖고 싶어 하는 것도 번식 본능의 하나다. 이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기 위한 행동이다.

     

    즉 여자들이 성공한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수컷 공작이 짝짓기할 때 꼬리를 펼쳐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성들이 하이힐에 열광하는 것 역시 진화론적 번식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하이힐을 신으면 엉덩이가 약 20도에서 30도 위로 올라간다. 하이힐은 중력 때문에 처지는 몸을 탄력 있고 더 젊게 보이도록 돕는다. 짝짓기할 준비가 된 포유동물의 자세와 비슷해서 남성에게 매력적으로 비친다는 분석도 있다.

     

    “꽃을 받는 사람들은 대개 꾸미지 않는 미소로 표현되는 본능적이고 긍정적인 기분을 느낀다. 꽃을 소비하는 동기를 고려할 때 짐작할 수 있는 한 가지 가능성은 꽃을 받은 후에 느끼는 이 같은 감정이 생명애의 발현이라는 것이다. 이 사실은 잠재적 배우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꽃으로 둥지를 꾸미는 수컷 집짓기새 같은 다른 종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환경에서 꽃이 구애의식의 핵심적 소품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셋째는 ‘혈연 선택’으로 인간이 가족 부양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여기에 해당한다. 진화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유전자의 전달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같은 유전자를 공유한 존재(부모·자식·사촌)에게 투자하는 것은 전적으로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소비에서 발견되는 호혜적 연대

     

    넷째는 ‘호혜적 이타성’으로 형제나 부모, 자식보다 친구에게 더 비싼 선물을 해주는 경우다. 이것은 왜 그럴까. 그는 코스타리카의 흡혈박쥐들을 사례로 든다. 흡혈박쥐들은 밤 사냥 후에 빈손으로 돌아오기도 하는데, 그럴 땐 다른 비혈족 박쥐가 굶주린 박쥐의 입에 피를 넣어준다고 한다.

     

    이처럼 타인에게 베푸는 호혜적 이타성은 기아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과 같은 수단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풀이한다.

     

    “호혜적 연대는 가까운 친구에게 주는 선물, 이질적 문화들에서 발견되는 환대의 전통, 경제적 거래에 내재된 신뢰, 내 집단 소속 여부를 알리고 싶은 욕구(유행하는 옷을 입거나 문신을 하거나 스포츠팀을 응원하는 것 등)처럼 수많은 소비적 맥락에서 발견된다. 최근에 두드러진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브랜드 커뮤니티 등)의 급성장은 상호 연결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추동하는 진화적 힘을 말해준다.”

     

    그는 성호르몬과 손가락 길이, 키 등 진화의 중요한 단서로 비즈니스 세계를 설명하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트레이더일수록 수익률이 높았고, 손가락 길이 비율이 남성적인 사람이 더 나은 실적을 올렸다고 한다. 또 미국 대선에서는 거의 언제나 키가 더 큰 후보가 승리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남성호르몬은 혁신을 이끄는 엔진으로 작용했지만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내분비적 원동력을 제공하기도 했다. 엔론·월드콤·베어링은행 사건 등 지난 20년 동안 기업 스캔들을 일으킨 사람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테스토스테론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섹시한 미녀들이 일하는 것도 남성들이 예쁜 여성 앞에서 더 많은 위험감수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을 이용한 기업마케팅 필요

     

    결국 우리의 지갑을 여는 것은 손이나 머리가 아닌 DNA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기업들도 이러한 진화심리학을 기초로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동안 ‘차별화’란 단어 아래 특수하고 다른 것에만 주의를 기울여온 마케팅 전문가들에게는 “변하지 않은 트렌드들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트렌드가 보일 것이다. 진정한 마케팅 아이디어는 이런 변하지 않는 트렌드에서 나온다”고 조언한다. 변하지 않고 이어지는 트렌드나 현상들은 바로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본능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소비 본능은 양날의 검과 같다. 우리의 무거운 생태적 족적의 중심에는 무절제한 소비 욕구가 있다. 동시에 우리는 자연계의 공손한 관리인이 될 수 있는 타고난 역량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구의 미래는 이 두 가지 본능적인 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달렸다.”

       

    고두현<한국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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